서울--(뉴스와이어)--출판사 채운재가 월영 이순옥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개기일식’을 펴냈다.
시집 ‘개기일식’ 표지 월영 이순옥 시인은 경북 군위에서 출생해 2004년 월간 모던포엠으로 등단했다. 이번 ‘개기일식’은 첫 시집 ‘월영가’, 두 번째 시집 ‘하월가’, 세 번째 시집 ‘상월가’에 이은 네 번째 시집이다.
이순옥 시인은 머릿말 ‘모든 것들에 날아오를 자유를 부여하며’에서 “때로는 숨 쉬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 긴 싸움이 된다 또 어떨 때는 / 나를 지키는 것이 지난하고 / 내일을 마주하는 것이 고단할 때가 있다 / 각자에겐 각자의 짐과 언덕이 있듯 / 나름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견뎌내며 살아갈 때 / 삶의 선택지마다 놓인 수많은 갈림길에서 / 빈 괄호로 남겨두는 것이 좋은 대답도 되겠지만 / 저 높은 책장 위의 해묵은 먼지를 닦는 일 / 지난 20년의 시간 속에 첩첩이 쌓인 詩의 무더기는 / 나를 이 시간까지 주인으로서 / 당당하게 세워준 존재의 이유였다 / 완전히 치워 내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아 / 치우지 못한 걸 노트에 빼곡히 쓸어 담아 둔 것들에게 / 이제 다시 숨을 불어넣을 시간 / 때때로 상기하면 / 가슴 언저리가 불편해지는 존재를 / 내 손에서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일 / 창조의 발 내밀어 숨을 빚는 일 / 그 모든 것들에 여기 날아오를 자유를 준다”며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개기일식’에 실린 동명의 시 ‘개기일식’ 전문이다.
개기일식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짧기만 하네
죽음의 그림자는 짙기만 하여
나 그대에게 나를 주려하네
나 그대를 가지려 하네
서로의 몸에 서로를 각인하는 그
시간은 고작
반 각의 짧은 시간이지만
생의 전부를 담고 있는 절절한 열정
한사코 운명을 피하려 하나
그 모든 몸짓이 다 정해진바
숙명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음을
손끝에도 음률이 흐르는
생의 끝자락
끝내 지울 수 없는 서운함
많은 날의 기다림을 문신처럼 새겨넣네
몰개아(沒個我)의 차별성과 해체의 시학
엄창섭 문학평론가(카톨릭관동대 명예교수)는 서평에서 이렇게 밝혔다.
모름지기 한 편의 시는 상상과 감정을 통한 생명의 재해석으로 상상과 추상에 의한 인식의 세계에서 창출되기에 일단 리듬과 형태를 갖춰야 한다. 까닭에 내면적 체험을 버려두고 사회적 현실에 타협하려는 기교에 빠져 주제가 빈곤한 오늘의 현대시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 삶의 비극성을 따뜻한 감성으로 다독이고 치유해 주기에 거리감 없는 시인과의 필연적 만남은 못내 시사적(示唆的)이다.
까닭에 인간의 내면 심리는 자연을 거부하거나 자연과 대립하는 시적 상상력이 새로운 추이와 변형으로 자연에 순응하고 모방하는 정신과 불가분의 관계성을 유지하기에 짐짓 호흡을 가다듬고 묵언으로 응시해야 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일상이 작품이 되게 하라, 곧 자신을 알고, 자신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의 조건들을 재생산하고, 자신의 자연과 조건들을 전유하라’는 리듬학자 앙리 르페브르(Lefebvre henri)의 지적은 생성된 공간의 개념으로 통용되는 것이다.
또 한편 세월은 강물처럼 덧없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로 채워가는 것이기’에 매혹적 형사(形似)와 깊은 사유의 이중거리에 관
한 도전은 그 의미가 지대하다. 차제에 프란치스코 (Franciscus) 교황이 “살아 있는 자만이 함께 춤추고 기뻐할 수 있다”라는 생명의 존엄성을 ‘지금(now), 살아 있는 여기(here)’에 맞물린 상관성을 가늠하면 당당한 자존감의 실체로서 ‘감사의 시학’은 분별할 일이다.
비교적 그 자신이 자긍심을 지니고 대표 시격(詩格)으로 거론하는 ‘월영가’, ‘하월가’, ‘상월가’를 포함한 대다수 시편의 시적 의미망(罔)에 관해 조심스럽게 진술한 행위 일체는 창조적 영혼이 못내 위대하고 아름답기에 ‘생명의 통신과 상상력의 조화로움’에 의해 시적 의미와 비중이 주어지는 정신 작업이다. (하략)
도서출판 채운재 소개
도서출판 채운재는 2005년 2월 5일 개업해 22년 운영 중인 종합 출판사다. 대학 교재, 문학(시, 수필, 소설) 단행본, 종교 서적, 서예, 위인 전기 등을 펴낸다. 현대문학사조 계간지 2009년 겨울호부터 2024년 봄 통권 58호 잡지를 만들며 각 지역에서 연간지를 만들고 있다. 도서출판 채운재의 책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알라딘, 북센 등 여러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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